- 저자
- 앤드류 매튜스
- 출판
- 서교책방
- 출판일
- 2025.03.20
| 독서 기간 | 2025.03.24.(월). ~ 2025.04.04.(금). |
| 독서 난이도 | ⭐ |
01
성인이 되면 인간관계가 조금은 편해질 줄 알았다.
수줍은 성격과 낯을 많이 가리는 편이라, 학창 시절에 인간관계에 어려움을 느끼곤 했다.
성인이 된 지도 꽤 지났지만, 처음 맺는 인간관계는 여전히 조심스럽고 어렵게 느껴진다.
최근 유도를 시작하면서 자연스럽게 새롭게 사람들을 만나게 되었고, 이들과 좋은 관계를 잘 이어가고 싶다는 생각을 하던 중 『관계의 공식』(앤드류 매튜스, 서교책방)이라는 책을 접하게 되었다.

02
이 책에서 인간관계에서 제일 중요한 점은 ‘나 자신’이라는 말이 인상적이었다.
나부터 나에게 가장 좋은 친구가 되어야 한다는 것이 인간관계의 첫 번째 공식이라는 것이 흥미롭게 다가왔다.
‘나’의 문제를 인식하고, 나의 가치를 알고, 나를 이해해야 다른 사람들과도 건강한 관계를 맺을 수 있다는 점을 얘기해 준다.
그리고 작가는 좋은 관계를 맺기 위해 '존중'이 필요하다고 강조한다.
경청하기, 공감하기, 역지사지하기 등의 모습과 행동들을 통해 우리는 상대방을 존중할 수 있다. 이러한 기본적인 태도는 너무 당연해서 종종 놓치기 쉬운 만큼, 더 의식적으로 실천해야겠다는 생각이 들었다.
03
책은 전체적으로 쉽고 간결하게 구성되어 있다. 각 챕터는 ‘한마디로’라는 핵심 메시지가 정리되어 있고, 가상 인물들의 예시를 통해 감정이입과 공감을 하며 책을 읽을 수 있다.
다만, 책을 읽으며 아쉬운 점도 분명히 있었다. 작가가 말하는 많은 주장들이 명확한 근거 없이 제시된다는 점이다.
모든 책이 학술적 근거를 필요로 하는 것은 아니지만 심리학 책과 같이 '이런 상황일 때 어떠한 행동을 해야 한다. 그 이유는 심리적으로 이러쿵 저러쿵이기때문이다.'라는 흐름을 기대하고 읽었는데, 이 책은 그렇지 않다. 작가가 대부분 자신의 의견만을 서술하였다.
심리학적 이론보다는 작가의 경험과 의견에 의존하고 있기 때문에 책을 읽다 보면, '왜 그렇게 해야 하지?'라는 의문이 드는 부분이 종종 있었다.
특히 '세상은 우리가 기대하는 대로 우리를 대한다' 챕터에서는 상대의 무례함조차도 내가 그렇게 행동하도록 만든 결과라는 식의 전개에 조금 실망도 했다.
작가는 사람들이 나를 대하는 행동이 맘에 들지 않는다면 먼저 내 행동을 바꾸어야 한다고 말한다.
예를 들어, 남편에게 휘둘리며 사는 헬렌(가상 인물)은 남편이 허락하는 일만 할 수 있고, 쓰레기처럼 대하는 남편이 뭘 해줘도 전혀 고마워하지 않고, 심지어 집안일도 하지 않는다. 작가는 남편이 그렇게 행동하도록 한 사람은 바로 헬렌 자신이라고 얘기한다. 자기 자신을 존중하는 만큼 사람들도 우리를 존중하니까.(헬렌은 자기 자신을 존중하지 않았다고 함)
또 다른 예로, 가족에게서 고맙다는 말을 들어본 적이 없다고 얘기하는 어머니에게는 한 가정의 어머니로서 자신을 내세우지 않고, 자녀들에게 어머니를 대하는 적절한 방법을 가르치지 않았기 때문이라고 한다. 스스로 나서서 15년간 자식들의 시중을 들었으며, 아이들에게 자신들을 노예처럼 부리는 방법을 가르친 것이라고. (스스로 불러온 재앙이라는 소리인가.)
이러한 논리는 마치 과거에 "남자는 여자 하기 나름"이라는 말처럼, 혹은 남자가 바람을 피우는 이유를 여자에게서 찾았던 예전 그 마인드처럼 타인의 상대방의 잘못된 행동까지도 나의 책임으로 전가하는 것 같아 거부감이 들었다.
‘나의 행동이 상대를 그렇게 만들었는가?’라는 자기 성찰은 중요하지만, 그렇다고 해서 모든 문제의 원인을 나 자신에게 돌리는 태도에는 동의하기 어려웠다.
04
6장 '건강한 관계를 위해 경계를 설정하는 법'에서는 공감되는 이야기들이 많았다.
"선물은 교환이 아니다."
실제 나는 예전에 누군가에게 선물을 하면, 그 선물에 상응하는 보답을 기대하고 바랐다.
보답이 없으면 속상하고 서운해하던 기억이 있다. 지금은 그런 내 모습을 인식하게 되었고, 보답을 바라지 않는다. 이제는 과거 나의 노간지 모습으로 기억하는 중일뿐이다.
'타인의 행복을 기다려주는 자세', '타인을 바꿀 수 있다고 기대하지 마라'는 챕터도 공감되는 문장들이 많았다.
"불행은 삶의 깨달음을 얻기 위한 과정 중 하나이다." (p.274)
타인에게 행복을 강요하지 말자.
행복해 지기를 기다려주자. 타인도 행복해지기 위해 엄청난 노력중일 테니.
우리가 흔히 듣는 "사람은 고쳐 쓰는 게 아니다"라는 파트도 재밌게 읽었다.
사람 고쳐쓰기 전에 돔황차!!
또, 어떤 행동을 싫어하는 행위가 오히려 강화한다는 이론을 들며(작가인 앤드류 매튜스의 이론 중 하나),
상대방이 음식을 먹을 때 쩝쩝거리는 소리에 짜증을 내기 위해, 우리는 은근히 그 사람이 소리를 내며 먹기를 기다린다는 것이다. 내가 짜증 낼 준비를 하고 있는 것처럼.
내 모습을 되돌아 보니 나 또한 잔소리를 하기 위해 그 행동을 기다리고 있었다.
반성한다...! 이 행동 고쳐야지.
책의 마지막 ‘한마디로’에서 작가는 이런 말을 남겼다.
"삶에서 중요한 것은 결국 사람들이다. 타인의 행동 방식에 너무 많은 조건을 붙이면, 누가 되었든 내 눈에는 전부 부족한 점이 보인다. 너그럽고 융통성 있는 태도를 갖추어야 한다. 세상을 구성하는 사람들의 고유한 각각의 차이를 즐기기를 바란다. 사람들의 개성을 존중하고 독특함을 즐길 수 있는 능력은 삶에서 자신에게 줄 수 있는 가장 큰 선물이다." (p.292)
많은 사람들이 타인의 개성을 존중하고, 그 차이를 이해하기를.
이러한 아쉬움에도 불구하고, 이 책은 가볍게 읽으며 관계에 대해 생각해 볼 수 있는 계기를 마련해 준다.
결국, 진정한 관계는 ‘나’로부터 시작되며, 타인과의 연결은 ‘존중’이라는 따뜻한 태도 위에서 자란다는 사실을 다시 한번 일깨워 준다.
이 책을 통해 스스로를 좀 더 이해하고, 타인과 건강하고 좋은 관계를 맺고자 하는 사람들에게 부담 없이 한 번쯤 권하고 싶은 책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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